순환기내과 - 만성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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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과 의학상식 - 만성피로

만성 피로

조선대병원 내과 박찬국 교수

만성피로는 모든 사람이 일상 생활 중에서 수 차례 이상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에도 불구하고 그 원인, 치료, 예후가 불분명하다. 환자를 쇠약하게 만드는 피로 증상은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에서는 만성적으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피로는 휴식을 취해도 좋아지지 않고 정신적, 육체적 활동에 의해서 증상이 심해지는 심한 피로 증상이 오래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피로가 육체적인 질환의 일종이라고 생각되기도 하고, 혹은 우울증, 불안증, 신체화 장애, 정신적 장애의 일부라고도 생각되어진다.
만성피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한다. 물론 사회계층, 교육정도, 경제활동 등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임상적으로 여성의 경우 30대 층에서 흔히 발생한다. 그러나 청소년층이나 소아에서는 매우 드물다. 일차로 의사를 찾는 사람 중 1개월 이상 피로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는 15-30% 정도이고, 6개월 이상 피로증상이 지속 혹은 반복되는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경우도 10-20% 정도이다. 지역사회의 일반 인구에서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1-3%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이란 피로가 서서히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증상이 갑자기 시작하고 감기와 비슷한 증상들이 같이 나타난다. 물론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는 감기와 다르게 회복되지 않으면서 악화와 호전이 거듭되며 심한 피로 증상을 만성적으로 보인다. 병원을 찾아가서 진찰을 하여 보아도 특별히 설명되지 않은 새로운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 혹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기억력 혹은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인후통, 임파선의 통증, 근육통, 관절통, 두통, 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한 맛이 나지 않으며, 힘든 일이나 운동 후에 심한 권태감 등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을 나타내는 기질적 질환이 없이 3∼4개 이상 증상을 보일 때는 만성피로 증후군을 생각하여야 한다.
현재까지 피로의 원인에 대해서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없으나 유발요인으로 바이러스 감염증, 일과성 외상 혹은 충격, 스트레스, 독성물질 등 여러 가지가 관여하리라 생각된다.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기존 질환으로서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바이러스성 간염(B형, C형), 알코올을 비롯한 약물 중독, 약물의 부작용,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 악성종양, 우울증, 정신분열증, 치매, 등이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기존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질병을 숨기기거나 질병을 앓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자신이 만성피로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스스로 진단하기도 한다.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에서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인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즉,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거나, 죄책감, 동기결여, 무관심, 절망감, 또는 좌절감과 다소의 분노를 보이는 경우가 있고, 종종 집중력 장애, 주의력 장애, 기억력 장애, 수명, 감각이상 등과 같은 중추신경계 장애나 일과성 마비, 시각장애, 운동실조, 혹은 혼란 등과 같은 국소적 중추신경계 장애를 보인다. 또한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흔히 자신들의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게 시작되었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감기나 인플루엔자와는 무관하다.
일단 피로가 만성적으로 나타나면 의료기관에서 상담이나 신체 진찰이 필요하다. 또 자신의 정신상태에 대한 평가가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특별한 이유 없이 지나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만성피로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중요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만성 피로에 의한 증상으로 고통받은 것 외에도 증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거부당하고 심지어 의사에게서도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중의 고통을 당하는 일이 매우 흔하다. 주위 사람들은 만성적으로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의 모든 사실을 솔직하게 설명하여야 하며 호소하는 증상을 들어주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려야 한다.
만성적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피하고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본인이 적응을 할 수 있다면 격하지 않은 운동을 점진적으로 그리고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불필요한 신체적 활동의 제한은 오히려 신체적 기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