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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 삔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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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형외과 건강칼럼-자주 삔 발목의 원인과 대책

한번 삔 발목은 또 삔다?
자주 접질리는 발목의 원인과 대책

조선대병원 정형외과 이준영교수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점차 세분화, 전문화 되어 가는 시대인지라 의료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정형외과도 신체의 각 부위별로 전문영역이 나뉘어져 가고 있습니다. '족부정형외과'란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바로 발과 발목의 복잡한 관절과 인대를 치료하는 정형외과의 특수분야입니다.

보기에도 예쁜 하이힐을 신고 우아하게 걷던 여자가 갑자기 휘청하며 넘어지는 순간의 당황스러움이란 보는 사람까지 안타깝게 합니다. 사고가 일어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자신의 바람과는 관계없이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보험도 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아주 흔히 일어나는 일들 중에 발목을 삐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몸이 유연하고 높은 신발을 신는 경우가 많은 여성들에게서 더 많지만 요즘처럼 농구, 축구, 야구, 조깅 등 운동이 일상화된 뒤에는 아이들이나 남자들도 운동 중에 발목을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들이 발목을 삐었다고 하는 것이 '족근관절염좌'라고 의사들이 이야기하는 손상인데, 대개는 침을 맞거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거니 하고 무시해버리는 일이 흔한 것 같습니다. 쉽게들 하는 말이 한번 삔 발목은 계속 삐게 된다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발목을 만져보면 양쪽에 복숭아 뼈가 있습니다. 이 곳에 발목을 삐지 않도록 잡아주는 인대가 붙는데 안쪽 복숭아 뼈에 붙는 인대는 두 겹으로 되어있고 상당히 두툼합니다. 그래서 삐는 사람의 10% 미만이 안쪽으로 접질리게 되는 것입니다. 대부분(85%) 발목을 접질리면 바깥쪽이 다치게 되는데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우선 바깥쪽을 잡아주는 외측인대는 가늘고 약합니다. 또한 인간의 생체 역학상 발뒷꿈치가 땅에 닿는 순간 발목은 약간 바깥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에 있게 됩니다. 그래서 바깥쪽으로 더 잘 삐게 되는 것이죠.
그럼 왜 삔 발목은 또 삐게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기치료가 실패한데 그 원인이 있습니다. 또 치료를 잘 했더라도 너무 심하게 삔 발목은 기브스만으로 좋아지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몸의 치유능력은 다치고 난 다음 순간부터 바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뼈와 뼈 사이 즉 관절을 잇는 인대는 발목이 접질리는 순간 찢어지면서 피도 나오고 몸의 체액도 고이게 됩니다. 이게 복숭아뼈 부근이 붓는(부종) 원인입니다. 부으면 찢어진 인대가 늘어난 상태로 있게 되겠지요?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부기를 얼마나 빨리,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인체의 자연치유 과정이 작동하는 초기 단계에 부기를 빨리 뺀다는 것은 찢어진 인대가 가능한 원 상태에 가깝게 다가간 상태에서 회복된다는 말과 다름이 아닙니다. 그래서 의사들은 발목을 삐었을 때 '초반 3일이 6개월을 좌우한다.' 라고 합니다. 대부분 이런 중요한 시기를 허송세월로 보내고 나중에 만성 발목불안정 상태가 되서야 병원을 찾게 됩니다. 실제로는 안정성을 잃게된 발목은 또 삐기 쉽게 되어 6개월 이상 가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몇 년간 고생하다 결국 수술을 받을 정도로 심하게 다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발목이 빵빵하게 붓고 속에서 나온 피가 피하지방층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발 뒷꿈치 바깥쪽 밑으로 실같은 선상의 멍이 들게 됩니다. 멍이 들지 않더라도 심하게 다치는 경우는 드물지만, 멍이 들었더라도 보존적 치료에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목을 삐면 바로 고정, 압박, 거상, 냉찜질 등의 치료원칙대로 처리를 하는 것이 그 순간은 괴롭더라도 나중 일을 생각할 때 정말 중요한 일인 것입니다. 정형외과에 가면 의사들은 발목을 만져보고 정도를 3단계로 나눕니다. 가장 경한 정도에서는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보호용 테이프로 감아주는 정도이지만 중등도부터는 문제가 달라집니다. 보통 2주일을 기브스하고 지낼 것을 권하는데 이게 정말 괴롭습니다. 목발까지 짚어야되는 부상병이 되기 때문이지요. 3단계까지 가는 심한 손상은 환자 자신이 알고 먼저 기브스하자고 얘기하지만 이 정도까지 가는 사람은 30% 정도입니다.
여기서 잠깐 의사들의 입장을 변명하고 지나가야겠습니다. 발목 손상을 입은 사람의 60%는 나중에 큰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을 정도로 자연 치유가 됩니다. 그러나 다친 초기 단계에서 나중에 어떻게 될지를 정확히 안다는 것은 대단히 힘듭니다. 의사들은 문제가 될 40%의 환자들만 정확히 골라내기 힘들므로 범위를 넓게 잡아 기브스 등의 고정치료를 시도합니다. 혹시나 병원에서 기브스하자고 이야기 들었던 분들 중 다른 사정으로 못하게 되어 자가치료만 하였는데 큰 문제없이 지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러면 대개는 의사들이 과잉진료한다고 생각하시게 됩니다. 발목을 삔 사람들 모두를 처음 봤을 때 MRI(자기공명영상 진단법) 등 값비싼 진단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면 모든 분께 거의 정확하게 예후를 얘기해 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이야기이고 의사는 속절없이 돈에 눈이 어두워 필요없는 기브스나 하자고 하는 '돌팔이'가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전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생각하면 나중 수술비, 입원비 생각할 때 초기에 조금 과한 정도의 기브스나 보조기를 이용한 고정 치료가 전체적으로는 훨씬 낫다는 생각인 것입니다.

결국, 발목을 삐었을 때는 바로 정형외과로 가서 손해본다 치고 기브스를 하십시오. 집으로 돌아가신 후에는 다리를 높이 올려놓고 얼음찜질을 계속하십시오. 나중에 생길 수 있는 큰 고생을 피할 수 있는 보험에 든다고 생각하십시오.

어떻게 하면 삐지 않게 될까요? 발목을 접질리는 것은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일이지만 거친 운전습관이 교통사고를 일으킬 확율이 높은 것처럼, 높은 굽 달린 신발을 신는다거나 운동부족 등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발목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을 하면 하체가 튼튼해져서 걸음걸이도 예뻐지고 발목 손상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발목을 삘 때 주로 바깥쪽으로 접질린다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바깥쪽 힘줄을 강화시키는데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발목을 쭉 뻗은 상태에서 책상다리나 벽에다 발가락 끝을 대고 바깥쪽으로 힘껏 미는 운동을 하면 외측인대를 도와주는 발목 바깥쪽 힘줄이 강화됩니다. 이것을 비골건 강화운동이라고 합니다. 두 사람이 마주보고 앉아 서로의 발가락 끝을 걸고 한 사람은 안으로 한 사람은 바깥쪽으로 미는 운동을 하면 재미도 있고 몸에도 좋습니다.

마지막 결론, 외측인대 강화운동으로 발목 삘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높은 굽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갑작스런 동작이나 울퉁불퉁한 길을 걸을 때는 조심하고, 일단 삐면 바로 원칙에 따른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부기와의 시간싸움이라고 말씀드렸죠? 만성으로 불안한 발목은 일단 6주간의 보조기 치료를 할 경우 많은 경우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안되면 외측인대 재건술을 받아야 합니다. 이상이 발목 접질리는 것에 대한 의학적 견해입니다. 참고로 발목인대 재건술은 아주 결과가 좋은 수술입니다. 운동선수가 다시 그라운드를 뛸수 있을 정도의 결과를 보이는 수술입니다. 어떻게 되었든 여러분의 발목은 치료될 수 있습니다. 개인이 하기 나름이지만 얼마나 고생하고 좋아지느냐는 것이 관건인 것이죠. 초기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새해 즐겁게 지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