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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 당뇨발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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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족부 정형외과 건강칼럼

당뇨병 발 문제

조선대병원 정형외과 이준영교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료 홍보가 필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일이다. 건강캠페인은 전체 의료비를 절감시키는 효과 때문에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한다는 기반에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의사들은 누구나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이런 병은 환자들이 미리 신경 좀 써줬더라면 하고 아쉬워하는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홍보차원에서 당뇨발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족부외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 나라에 족부정형외과 학회가 창립된지 이제 막 10년이 지났다. 아직 그런 과가 병원에 있다는 사실도 모를만큼 초기 단계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냄새나는 발을 다루는 족부외과는 실상 의료계의 3D 업종이라해도 좋을 만한 상황이었던 데도 일부 원인이 있지 않았나 추측된다.

만성질환이 급격히 늘고 있는 선진국 문턱에서 고혈압이나 당뇨같은 병은 특히 국민 홍보가 필요한데, 소홀히 할 경우 결과가 참혹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당뇨로 인해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수없이 경험하면서 예방의 필요성에 대해 더욱 절실함을 느낀다. 당뇨가 합병증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또한 당뇨가 족부외과 영역에서 강조되는 점은 쉽게 문제(합병증)를 일으키는 부위가 '발'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당뇨 입원환자가 20%가 족부 문제였으며 전체 당뇨환자의 15%가 족부 궤양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리 멀지않은 과거까지도 당뇨발은 무조건 피가 잘 안통해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 60% 이상의 당뇨발은 피가 잘 통하는 신경병성 족부질환인 것이다. 시고, 저리고, 화끈거린다, 라는 호소로 대변되는 당뇨성 신경병증의 주원인은 오랜 당뇨 유병기간으로 인해 변성된 신경 조직의 전달문제 때문이다.
고혈당증이 있는 경우 대사이상이 일어나는데 이때 myoinositol metabolism의 대사 이상으로 인해 신경을 싸고 있는 막이 헐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신경전달의 왜곡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새로 전기줄을 설치했을 때 전선을 싸고 있는 피막이 깨끗한 상태이지만 오랜 세월이 흐르면 막이 삭아서 벗겨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신경막은 단순히 전선을 싸는 보호기능의 역할 이상의 기능을 하는데 이는 신경막의 표면을 따라 생체전기 신호가 흐르기 때문이다. 신경피막이 상하면 인체의 감각이나 운동을 제어하는 전기신호의 흐름이 느려질 뿐만 아니라 이상 신호로 굴절되기도 한다. 즉 원래 느낌이 아닌 다른 느낌을 대뇌에서 느끼도록 하게되는 것이다. 발이 시리다는 당뇨환자가 아무리 발을 따뜻하게 하더라도 그 시린 느낌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더 뜨겁게를 반복하다가 화상만 입는 경우가 많게 되고, 저린 느낌의 환자가 발을 아무리 주물러보았자 그때뿐인 것이다. 주무르면 저린 느낌보다 빠르게 전달되는 압박감 때문에 저리다는 신호가 전달되기 이전에 감각수용체의 문이 닫혀 그 느낌이 대뇌로 들어가지 못할 뿐으로 손상된 전기 신호의 전달체계는 회복이 힘든 것이다. 하나의 전선(신경)이 손상된 경우 신경 이식 등을 통해 회복을 기대 할 수도 있으나 당뇨와 같은 전신질환으로 인한 경우는 신경을 갈아 끼울 수도 없고 오직 약물 치료밖에는 방법이 없다. 당뇨 환자가 10년 이상 투병을 하는 경우 거의 대부분 발생하는 말초신경병증은 꾸준한 혈당 조절과 약물 치료, 합병증의 예방에 주력해야만 한다. 가장 많이 생기는 합병증의 발현부위가 발인 것이다. 이를 위해 존재하는 전문분야가 족부정형외과이다. 막연한 절단의 공포에 시달릴 일이 아니라 실제로 내 발이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알고 어떻게 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를 주지해야 하겠다.
흔히 의사들이 당뇨교육 시간에 이야기 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환자들이 혼동하거나,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당뇨에서는 눈이나 콩팥, 심장, 혈압등에 대한 주의가 많아서 발에 대한 주의는 몇 가지 중요한 핵심만을 언급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당뇨환자들이 제일 무서워하고 의학적으로도 심각한 것은 발이 썩는 괴사이다. 이러한 괴사의 가장 많은 원인은 감염이고 이들 감염원의 대부분이 아주 작은 일들을 미리 조심하지 않은데서 발생하는 데에 그 심각성이 있다.
대부분 절단의 원인은 큰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경우보다는 오히려 발가락이나 발톱의 아주 작은 상처 혹은 발가락 사이의 티눈이나 발바닥의 굳은 살 등이 원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발 특히 발가락에서는 절대로 조그마한 상처라도 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사항들을 조심해야 하고 실생활에서 특히 잘 발생하는 실수들을 알고 이에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첫째, 발톱을 깍을 때 부주의해서 상처를 내거나 너무 깊게 깍거나 하는 일- 당뇨성 망막질환이나 시력 장애가 있을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 또는 발톱을 너무 둥글게 깍아서 엄지발톱이 발가락을 파고 들어가는 조갑내향증 등이 발생하여 피부에 염증을 유발시키고 결국 이것이 원인이 되어 발 전체가 곪은 일들이 자주 있기 때문에 발톱을 깍을 때는 매우 조심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발가락 사이의 무좀이 살을 갈라지게 하거나 상처를 내는 것은 피부에 정상으로 존재하는 황색포도상구균등에 의한 감염을 유발해서 나중에 절단을 초래하는 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발을 씻고 잘 건조시키는 발의 위생이 당뇨병 환자에게 무척 중요하다 하겠다. 통계에 의하면 발가락 사이의 상처가 당뇨병발의 감염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전체의 60%라고 하는 것만 봐도 무좀의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흔한 실수의 하나는 뜨거운 목욕물 속에 너무 오래 있다가 수포가 생겨 상처가 나는 일이다. 우리의 목욕습관 중에서 가볍게 샤워를 하는 것보다는 따뜻한 물에 입욕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뇨병 환자 특히 신경병성 합병증이 발현되어 감각이 무딘 분들에게는 좋지 않다. 즉 너무 뜨거운 물인데도 모르고 그냥 들어가 있다가 화상을 입고 그것이 궤양의 원인이 되어 큰 문제를 일으키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뇨환자들에게는 되도록 탕에 오래 들어가는 목욕습관보다는 되도록 샤워를 즐겨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고, 또 물에 들어가더라도 절대 뜨거운 물은 안되고 미지근한 물 그리고 손, 발이 불어서 피부가 변화되지 않는 정도, 대개 5분 이상은 지속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외에도 항상 신발 속까지 확인하여 못 같은 것들이 박혀있지는 않은지 보는 것이 중요하고, 되도록 맨발로는 다니지 말아야 하고 특히 더운 여름에 해변의 백사장 같은 곳이나 수영장의 시멘트 같은 곳은 매우 뜨거울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맨발로 다니지 말아야 한다. 겨울에는 뜨거운 난로 가에 너무 가까이 다가앉지 말고, 다리를 꼬고 안거나, 가부좌, 무릎을 끓고 앉는 일들은 발의 혈액 순환장애를 초래 할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할 일들이다. 티눈을 제거할 때 사용하는 티눈연고나 피부를 불리는 연고는 주변의 살에 상처가 나게 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발에는 부착력이 너무 강한 반창고 등은 붙이지 말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 발관리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점이라 할 수 있겠다.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하는 발바닥의 굳은살은 부드러운 주변살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발에 상처를 내고 이것이 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굳은살은 궤양의 전 단계로 보고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특히 굳은 살 주변의 출혈 소견이 보이게 되면 이는 바로 궤양이 발생하기 직전의 암시라고 판단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들 조치로는 굳은살이 발바닥면에 평행되도록 깍아 줄 수 있겠고, 출혈소견이 보이는 경우 등에서는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아예 필요한 만큼의 살을 미리 도려내고 다시 상처를 치유하게 한다던가 하는 노력들이 포함되게 된다.

발의 일반적인 관리 즉 깨끗하게 씻고, 잘 말린 후 로숀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듯 발을 매일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일은 사소한 문제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기억하고 미리 미리 의사에게 보여주는 성의를 보이면 당뇨발이 주인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