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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 자녀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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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교육

자녀양육은 연습이 없다, 생방송이다

자녀를 잘 기르고 싶지 않은 부모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자녀 키우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부모도 없다. 그러나 부모가 되고 자녀를 양육하는 일은 연습없이 부딪히게 되고, 특별한 교육없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젊은 부부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소아정신과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자녀를 잘못 길렀다고 후회하는 부모들을 자주 본다. 이처럼 자녀를 잘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양육과정에서 흔히 범하는 실수의 유형을 아동의 발달단계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영아기(0-1세)에 밤낮이 바뀌거나 젖을 잘 먹지 않거나 심하게 울고 환경의 변화에 적응이 느리는 등 기질적으로 기르기가 힘든 아이이거나 부부 갈등과 맞벌이로 인하여 영아에 대한 애착이 없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귀찮게 여기며 육아를 게을리 하거나 심지어는 구타 및 학대하는 경우가 있다.

둘째, 걸음마 시기(1-3세)에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데도 아이가 밥을 흘리고 제대로 먹지를 못하거나, 잘 먹지 않는다며 밥을 먹여주고, 아이가 사달라는 것은 무엇이나 사주는 등 부모가 자식을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무엇이고 들어주고 행동적 제한을 두지 않으며 항상 걱정하고 유아가 하자는 대로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부모들이 아이들의 행동을 과잉통제하고 일일이 간섭하고 명령하여, 그 아이들은 복종적이고 의존적이며 피동적이 되고 자신의 자율성이나 독립성 및 자기주장을 하지 못하는 지배적인 과잉보호(과잉통제)가 있다.

셋째, 학령 전기(4-6세)에 잦은 질병, 이사, 부모의 불화, 별거, 이혼 및 동생의 출생시 양육의 부족으로 사회문화적 가치관과 모방, 동일시를 통하여 남녀의 역할, 부모의 역할, 자식의 역할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역할을 배우고 연습할 기회 및 놀이를 통한 또래와의 사회성을 충분히 발달시키지 못한 경우가 있다.

넷째, 학령기(7-12세)에 공부를 못한다든지 또는 친구관계가 원만치 못하여 친구 수가 적다든지, 자기의 남성다움이나 여성다움에 대하여 자신감이 없어 열등감을 갖는 이 시기에 가정내 여러 가지 문제 등으로 인하여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연마함으로써 자신감, 성취감, 만족감을 얻는 경험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 경우이다.

다섯째, 청소년기는 아동에서 성인으로 이행되어가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적응상의 문제를 갖게 된다. 따라서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부모의 첫 번째 역할은 자녀가 적응상의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이 시기에 부모의 역할 부재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 인간은 존귀하다. 인간 생명의 존귀함에는 어떠한 조건이나 명제가 필요 없다. 모든 태아와 어린이들을 위해 어른들은 아낌없이 사랑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부모들은 누구나 나름대로의 교육방식과 철학을 가지고 자녀를 대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은 자녀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기꺼이 자녀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하지만 자녀를 사랑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놀랍게도, 부모가 갖고 있는 특정의 양육방식이나 자녀에 대한 태도 등이 아이의 발달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어릴적 경험이나, 결심에 의해 형성되고, 또는 자녀를 어른의 시각에 맞추어 양육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아이의 발달을 도와주는 최선의 부모 역할은 무엇인가? 부모의 역할은 언제나 현재 상황이다. 부모와 자녀는 늘 생방송으로 만나며, 녹화하여 재편집하거나 잘못되었다고 그 상황을 지워버릴 수도 없다. 연습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도중에 포기할 수도 없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은 어떤 역할보다도 신중해야 하고 잘못 행하지 않도록 사전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바로 여기에서 부모도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공부의 필요성이 절실해지는 것이다. 부모 역할은 계속 발달하고 있는 인간인 자녀를 대상으로 수행되는 것이기에 그 결과는 수정되거나, 잘못 되었다고 해서 없었던 일로 지워버릴 수도 없다. 부모 역할의 모든 순간들이 자녀의 삶 속에서 빈틈없이 새겨지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고 부모의 역할은 자녀의 발달단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영아기 부모들은 양육에 몰두하면서 자녀와 애착을 형성하는 시기이다. 부모는 갓 태어난 아기가 기본적인 신뢰감을 형성하도록 우선 충분한, 균형 잡힌 영양과 질병으로부터의 보호와 어머니로부터 충분한 심리적, 신체적 보살핌을 주어야 하는데, 이것은 단순히 기계적으로 먹이거나 입히거나 가려주는 일이 아니라 애정에 찬 그리고 민감한 반응과 충분한 자극을 내포한 지속적인 관계이어야 한다.

걸음마기에 들어선 유아는 걷기 시작하고 두 손을 자유롭게 마음대로 놀릴 수 있게 됨으로써 그 시야가 크게 넓어지고 새로운 세계가 전개된다. 이 시기에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며, 자기 능력의 한계를 알아보려고 고집을 부리므로 부모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 자기 행동 중 어떤 행동이 주위로부터 용납되고, 어떤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경험을 통하여 어떤 행동은 할 수 있고, 어떤 행동은 할 수 없다는 것을 배우는 중요한 자기 통제가 이루어진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부모의 통제가 너무 많아도 안되며, 너무 적어도 안 된다는 것이다.

학령 전기는 갑자기 발달되는 언어의 힘을 입어 새로운 세계가 시작된다. 즉 소아는 언어라는 상징적 매개체를 통하여 끝없는 가능성과 환상을 가질 수 있다. 이로 인해서 죄악감, 불안감, 공포 등이 외적인 환경과 관계없이 일어날 수 있는 시기이다. 이러한 내적인 상상과 비밀, 갈등 등이 투사되어 정상적으로도 암흑에 대한 공포, 귀신이나 자기가 모르는 무서운 존재에 대한 공포가 시작된다. 한편 이 시기의 소아는 사회문화적 가치관과 어려가지 사회적 역할을 배우며 놀이도 실생활에 가까운 극적인 놀이이며, 놀이는 자기가 경험한 일상 생활을 반복함으로써 이에 따르는 불안이나 공포를 해석하려는 목적이 있고, 사회적인 역할을 연습하는 의미도 있다. 또한 또래와의 접촉이 시작되고 협조놀이를 통하여 사회성이 길러진다. 이 시기에 부모는 아이들이 "이거 나도 할 수 있는데"등등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럼, 너도 할 수 있고 말고. 이 담에 크면 아주 잘 할 수 있을거야." 등 격려하고 지지하는 긍정적 반응을 보여주며 아이들이 보다 쉽게 발달적 열등감을 극복하도록 주변 환경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자발성을 키우도록 자유롭고 활발한 놀이활동을 권장해야 한다.

학령기는 아동의 인지가 급격하게 발달하는 시기이고, 지식습득이 활발한 시기이기 때문에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녀로 하여금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적당한 수준의 학업을 성취하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학교공부만 열심히 하도록 다그치고, 친구관계를 소홀히 하거나 단절시키는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자녀는 사회성 발달에 중대한 결함을 가질 수 있다. 폭 넓은 또래관계와 깊이 있는 우정을 경험하면서 대등한 인간관계 유지에 필요한 사회적 기술을 잘 익히도록 도와주는 일은 학동기 부모의 중요한 역할이다. 또한 발달학적 열등감을 극복하고 자신의 유능성과 존재가치를 학습, 또래와의 놀이, 부모로부터 부여받은 과업을 통해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자녀의 이러한 노력을 안내하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다른 어느 시기보다 활달하고 적극적인 생활태도를 경험하도록 배려하는 부모의 노력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청소년기는 아동에서 성인으로 이행되어가는 과도기로서 급격한 신체적 성장과 성적 성숙 그리고 지적인 발달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급격한 성장과 발달로 자아의 재구성이 이루어지면서 여러 가지 부적응 행동이 출현한다. 이 시기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계속 자녀를 어린아이처럼 취급하지 말고, 인격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자아 정체감의 안정적 발달을 위해서 부모는 자녀에게 인생의 모델로서 충실해야 하며, 자녀가 동일시할 수 있는 다양한 역사적 사회적 인물들을 접촉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간섭 대신 관심을 가져보자. 간섭은 의욕을 상실케 하고 반면 관심은 의욕을 북돋운다.

이제 아이의 발달단계를 충분히 숙지하고 양육에 임하자. 자녀가 출생하여 자라가듯이 부모도 같이 발달해야 한다. 자녀의 발달적 욕구는 계속 변해가기 때문에 자신을 낮추어 무릎을 꿇고 자녀와 마주할 수 있는 '눈높이'가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