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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 주식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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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중독증

주식중독증

정신과 박상학 교수

실제로 주식중독증이란 병명은 학술적 용어는 아니다. 그러나 요즈음 병적이라고 취급될 정도로 걱정스러운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직장의 업무용으로 배당된 자신의 컴퓨터 앞에 앉아 월요일 아침부터 주식관련 정보를 화면이 뚫어져라 보고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본래 업무를 제대로 할 수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제는 상사나 동료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일하는 화면 위에 조그맣게 필요한 정보가 보이다가 키 하나를 누르면 사라지고 업무관련 화면으로 바뀌게도 되어 있다고 한다. 전에는 휴일 다음날은 일하기 싫고 월요일이면 출근하기도 싫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즈음은 증권사의 객장이 열리는 월요일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니 시대가 바뀌면 사람들의 행태도 바뀌는 모양이다. 아침 아홉시에 출근만 하고 핑계를 대고 빠져 나오거나 점심시간에 증권사로 향하는 사람들도 있고, 휴대폰으로, 자신의 사업장에서 컴퓨터로, 아예 증권사를 자신의 직장 혹은 사교장소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회사에서 근무 중에 증권 투자하다 발각되면 징계를 할 계획이 발표될 정도라면 심각하다.
증권 투자와 관련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가끔 있다. 가난한 가정주부가 어렵게 모은 곗돈으로 투자를 했는데 운이 좋아서 계속 사는 것마다 돈이 올라서 하룻밤을 자고 나면 남편의 두 달 월급이 생기고, 며칠만에 남편의 1년 봉급을 손안에 쥐게되니, 밤낮없이 증권사로 달려가서 아이들의 밥도 해 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생일날이나 시켜 주던 통닭이나 피자를 제 마음대로 먹어라하고 자신은 정보를 얻기 위해 이 사람 저 사람과 사교적 모임에 참석하다보니 꽁생원에 주변머리 없는 남편이 한없이 못나 보이고, 뭐라고 해도 그 무섭던 시어른도 우습기만 했다. 어느날 갑자기 잠이 안 오고, 가슴이 벌떡거리기 시작하더니 안절부절못하고 돈을 함부로 쓰고 말이 많아지고 울다가 웃다가 이상해져서 남편이 병원에 입원시키게 되었다.
시내 번화가에서 병원을 개업하던 치과의사 한 분도 환자를 보다가 쉬는 시간에 혹은 점심시간에 가까운 증권사에 나가 여유 돈을 조금씩 투자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제의 흐름도 파악해서 참 좋았다고 한다. 환자도 많아서 그의 개업은 잘되는 편이었으니 여유가 있었다. 재미를 붙이니 점점 개장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환자가 왔다고 직원이 연락을 해도 잠깐 기다리라고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자신의 본업이 시시해지기 시작해서 결국에는 본업과 부업이 바뀌는 상태에 이르렀고, 갑자기 곤두박질해서 깡통계좌가 된 뒤에는 병원에는 환자도 없어지고 창피해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해야했다. 후에 못난 자기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서 술로 도피하다가 그것이 병이 되어 우울증과 알코올에 의한 간 기능장애로 치료를 받게 된 경우도 있다. 이처럼 주식투자와 관련하여 불면, 불안, 가슴 벌떡거림, 체중감소, 대인관계 기피, 우울증들을 다양하게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과의 병명 중에 충동조절장애라는 게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하나가 병적 도박이 있는데 진단기준은 1년 기간 동안 도박에 심취한 적이 2회 이상 있고 이 기간동안 개인적 이득 없이 일상생활의 불편에도 불구하고 도박을 계속하며, 도박에의 강한 욕구를 자신의 의지로는 억제할 수 없다고 표현하고 도박행위와 관련된 생각과 주변환경에 집착하는 경우에 진단 할 수 있다. 정신분석적 견해로는 도박은 피학적이고 강박적인 인격성향, 흥분의 추구, 권위에의 도전, 우울감을 없애려는 노력 등과 관련 있다고 했다. 도박행동을 조작적 조건화의 한 유형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초기 도박에서 큰돈을 따게 되면 이때의 승리감에 계속 도박에 빠져들게 되고 도박에 관한 각성이 도박을 계속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도박을 중단하면 금단증상을 느끼는데 각성의 저하를 심하게 느낀다. 부적절한 가정교육, 도박환경에 노출된 청소년기, 물질만능의 가정환경 등에서 잘 생긴다.
그 경과는 3단계로 첫 단계는 유혹기, 두 번째 점진적 상실기로 돈을 잃고, 빌리고, 직장에서 쫒겨난다. 마지막 낙담기로 공금 횡령 등의 단계까지 간다.

증권투자의 경우도 건전한 투자의 경우는 더 이상 바랄게 없으나 도박처럼 하는 투자는 증권투자란 이름의 병적 도박으로 변할 우려가 있다. 도박장에 장소를 제공해주고 일정한 액수의 돈을 따는 사람에게 그때마다 받는다면 결국에 거의 대부분의 돈이 도박장주인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증권회사는 손해를 보는 사람이나 이익을 보는 사람이나 모두에게서 돈을 받는다. 좀더 긴 안목으로 차분한 투자에 의한 건전한 기업육성을 목표로 하는 투자가 아니라면 그리고 본업을 멀리한 한눈팔기 도박은 정신적 병이 될 수 있다.